알 수 없는 비밀

*이 소설은 픽션입니다. 현실과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1.글자수 9790자
  한글 기본설정 8쪽 7줄
  원고지 60장

2.이 글은 퇴고할 생각이 없습니다

3. 추리물에 그저 gg를 쳤다지요[먼산]


[비츠]

코카콜라 제조법은 전 세계를 통틀어 2명밖에 모른다고 한다. 그들은 서로 같은 곳을 다니지 않는다. 항상 지구의 반대편에서, 극과 극의 위치에서 살아간다. 동시에 죽어 비명횡사하지 않기 위해.

[스피뉴]

“그렇단 말일세.”

“그건 저도 압니다. 그런데 그게 대체 뭐가 문젭니까?”

비행기 안에서 푸석푸석한 도넛을 씹으며 스미스는 중얼거렸다. 언제나 귀찮은 수사건만 떠맡는 반장님이기에 이번에는 그렇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는 코카콜라로 도넛으로 칼칼해진 목을 축였다. 스미스가 쥔 코카콜라의 로고를 바라보면서, 수사반장인 해럴드 윌슨은 그의 부하가 입으로 콜라를 분사하지 않기를 바라며 수첩에 적혀진 내용을 읊었다.

“둘 다 죽었어.”

“-풉! 네?!”

언제나 불길한 예감은 잘 적중하는군. 윌슨은 혀를 차며 손수건을 품에서 꺼내 스미스에게 건네주었다. 이제부터 그들을 괴롭힐 사실도 함께 말이다.

“그 이유를 알아내라는데.”

[비츠]

뉴욕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스미스와 윌슨은 준비된 차량을 타고 사건현장으로 출발했다.

“사건은 대략 어떻습니까? 우연의 확률로 둘이 동시에 사망한 거라면 저희가 움직이지 않을 텐데요.”

빠른 속도로 차량을 운전하며 질문을 던지는 스미스에게 윌슨은 들고 있던 서류를 한 장 넘기며 답했다.

“자네 말 그대로일세. 이 사건은 누군가에 의해 펼쳐진 살인사건일세. 이걸 보게.”

스미스는 곁눈질로 윌슨이 내민 서류에 적힌 내용을 보았다.

[다 너희 때문이다. 너희 때문에 내 인생은 완전히 파멸의 길로 빠져 들었어. 그렇기에 우리는 너희에게 복수할 것이다. 심적 대비를 철저히 하도록. 너무 쉽게 너희가 당하면 우리의 분노가, 우리의 원한이 보상받지 못 할테니. 어디 실컷 발버둥 쳐 보아라.]

“협박문입니까?”

“그렇다네.”

서류를 다시 자신의 앞으로 가져온 윌슨은 다시 한 장을 넘겼다.

“이 협박문 때문에 살해당한 두 사람은 경창을 동원하여 자신을 보호했지. 하지만 결과는 이렇다네.”

소말리아 해적에게 살해당한 A에 관련된 서류를 흘낏 본 스미스는 어리둥절하다는 듯이 질문을 던졌다.

“그걸 계획적인 살인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단순히 운이 없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잘 생각해 보게. 그는 세계적인 갑부이지. 해적들은 그를 죽이지 않고 더욱 많은 돈을, 해적질로 버는 돈 이상을 손에 넣을 수 있어. 하지만 그러지 않았어. 게다가 습격당한 배에 있던 생존자, 아니, 생존자라고 하긴 뭐하군. 그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살아남았으니. 어쨌든 해적들은 A만 죽이고 그냥 떠났다는 걸세.”

“해적을 고용했다는 건가요?”

“그렇지.”

윌슨은 서류를 한 장 더 넘겼다.

“그리고 철통같은 보안을 자랑하는 뉴욕 코카콜라 공장에서 실종된 B.”

“실종이요?”

스미스가 먹다 남긴 콜라를 한 모금 마시며 윌슨은 말을 이었다.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으니 실종이라고 처리됐지만 시체가 어디 있는지는 알고 있네.”

“네? 어떻게 말입니까? 실종 처리 되었다는 것은 탐색이 행해졌다는 거 아닙니까? 그들도 못 찾은 시체를 무슨 수로?”

윌슨은 들고 있던 콜라 컵을 높이 들어올렸다.

“그는, 이 안에 있네.”

“네?”

자신을 미친놈처럼 바라보는 스미스에게 윌슨은 친절하게 부가설명을 붙여 줬다.

“자네 알고 있는가? 코카콜라 원액은 미국에서 1급 독극물에 해당되는 물질이지. 우리가 마시는 코카콜라는 그 원액을 수천 배 희석시켜서 마시는 것일세.”

“그 말씀은?”

윌슨은 콜라 컵을 창밖으로 집어던지며 말을 이었다.

“이제 이해했나? B는 코카콜라 원액 속에 강제로 빠져 형체도 없이 녹아버린 걸세.”

[스피뉴]

스미스는 장이 뒤집어질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소리쳤다.

“우웩! 좀 미리 말씀해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윌슨은 느긋하게 답했다. 생수통을 건네주면서 말이다.

“나도 마셨는데 뭘 그래?”

“……누누이 말하지만 반장님과 절 동급으로 취급하지 말아주세요.”

물로 입을 씻어낸 후에 스미스는 수염에 맺힌 물기를 거칠게 소매로 닦았다. 역시나 윌슨도 스미스에게 생수통을 넘겨받아 입가심으로 가볍게 한 모금 마셨고. 생수를 산 자신의 선택에 자랑스러워하며 윌슨은 지갑을 꺼냈다. 톨게이트가 멀지 않았다. 요금만큼이나 값싼 그들의 미소에 대금을 지불하며 윌슨은 말을 이었다.

“근데 단순 계획살인이 아니야.”

“뭐라구요?”

떠나면서 톨게이트 징수원이 마시는 코카콜라를 찝찝하게 바라보느라 스미스는 윌슨의 말을 놓쳤다. 그리고 윌슨은 그런 부하를 모른 척 한 채 계속 서류를 넘겼다.

“이해적 쪽에 좀 문제가 있거든.”

“저기, 혹시 지금 저희가 소말리아로 가서 해적과 담판을 지어야한다는 건 아니겠죠? 그런 블록버스터급은 아니겠지요?”

윌슨은 손으로 머리를 짚었다.

“우리가 지금 어딜 간다고 생각하나?”

“알아요, 알아. 그런데 그 해적 건도 처리해야…….”

서류를 탁, 하고 내리치며 윌슨은 이 한심한 부하의 말을 끊었다.

“해결됬어.”

“네, 네에?”

“코카콜라 회사가 얼마나 큰데 그깟 해적하나 못 잡았을 것 같나? 당연히 잡았지.”

스미스가 질문할 타이밍이었기에 윌슨은 숨을 고를 겸 물 한 모금을 더 마셨다.

“하, 고용주가 누구랍니까? 그 놈이 범인 아닙니까?”

휴지로 가볍게 입을 닦은 후에, 윌슨은 속도계를 보았다.

“B야.”

“……뭐라고요?”

“그래서 지금 뉴욕으로 가고 있는 거고. 그만 놀라고 속도나 좀 줄이게.”

[비츠]

브레이크를 살며시 즈려밟으며 윌슨에게서 들은 정도들을 정리한 스미스는 갑자기 떠오른 의문점을 제시했다.

“아까 둘 다 협박문을 받았다고 말하지 않으셨나요?”

“위장이겠지. 자신도 같은 협박문을 받음으로서 용의선상에서 벗어나려는. 하지만……”

“거의 같은 시간에 둘이 동시에 죽은 거군요.”

“그렇지.”

다시 차 안을 지배하는 침묵, 하지만 스미스의 질문에 침묵은 차 안에서 쫓겨났다.

“B가 범인이라는 근거가 나온 건가요?”

“그렇다네. 그의 비밀금고에서 계약서가 나왔거든.”

“그렇다면 B가 A를 죽인 이유가 무엇일까요?”

“만약 B가 살아있다면 코카콜라 판매액을 독차지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겠지만 B도 죽어버린 지금, 그 가설은 쓰레기가 되어버렸지.”

“흐음. 그렇다면 다른 가설이 있다는 겁니까?”

“그렇다네.”

계약서 내용이 적힌 서류를 뒤로 넘기며 윌슨은 말을 이었다.

“누군가가 B를 이용하여 A를 죽이는 척 하며 둘 다 죽인거지.”

“……. 또 다시 미궁으로 돌아가는군요.”

윌슨은 다 읽은 서류를 갈무리 하여 서류가방에 집어넣은 뒤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렇지 않네. 단서느 아직 남아있어.”

“그게 뭡니까?”

깜짝 놀라는 스미스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윌슨은 해답을 알려줬다.

“협박문일세.”

“네?”

“도착이군. 저 안에 차를 세우게나.”

스미스와 윌슨을 태운 검은 차가 코카콜라 제조공장의 입구를 지나갔다. 육중한 소리와 함께 닫히는 철문소리를 들으며 윌슨은 범죄가 일어난 공장의 어두움에 동화되어갔다.

[스피뉴]

“깨끗해요! 넓고! 최첨단 시설에!”

“그런 사건이 일어난 것 치고는.”

단 한마디에 스미스의 말을 묵살해버린 윌슨은 안내원의 도움을 받아 B가 묻힌 원액 통으로 향했다. 그를 황급히 따라가며 스미스는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순백색의, 청결 그 자체의 공간. 마치 자신마저 표백되어버릴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스미스는 안내원에게 물었다.

“여긴 원래 사람이 없나요?”

“네, 없습니다. B사장님과 기계밖에 없어요. 그 외의 사람은 함부로 들어올 수도 없습니다.”

“제조법을 보여주기 싫었던 거겠지.”

철제 계단의 난간을 잡고서, 윌슨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주인을 잡아먹은 배은망덕한 원액은 아직도 만족을 못하고 들끓고 있었다. 무심히 그것을 내려다보고 있던 윌슨은 안내원에게 질문했다.

“원래 이렇게 위험하게 뚜껑을 열어둡니까?”

“네, 사장님 방침이라서요.”

기계로 가득 찬 제조실에 기계처럼 답하는 안내원. 윌슨은 혀를 찼다. 잠자코 그 대화를 듣고 있던 스미스는 갑자기 팍! 하고 손을 튀겼다. 덕분에 안내원은 소스라치게 놀라TG고 그 인간적인 면에 만족스러워하며 윌슨은 물었다.

“왜 그래 스미스?”

“단서! 그 단서가 협박문이라는 거죠?”

“이제서야 떠올리다니, 훌륭해.”

안내원을 잠시 쫓아내고서 윌슨은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스미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질문 아닌 질문을 계속했다.

“그러니까, 제 삼자의 개입을 증명하는 단서란 말이지요?”

윌슨에게 받은 서류를 뒤적거리며 협박문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스미스는 고개를 윌슨에게 돌렸다. 꽤나 우스울 정도로 멍청한 표정을 한 채.

“암호인가요?”

“아닐세. 힌트를 주자면 그 협박문은 B가 직접 가지고 있었네.”

스미스는 다시 한 번 손을 튀겼다.

“B에게는 잃어버려선 안 될, 남에게도 보여 줄 수 없었다는 건가요?”

덕분에 윌슨은 다시 고개를 저어야 했다.

“아니, 원액에도 녹지 않는 특수 재질의 종이였단 말이야. 협박문이.”

[비츠]

“사실 이 협박문은 아직 A에게서는 나오지 않았어. 죽자마자 시체가 바다에 던져져 버려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지. 하지만 그도 그 협박문을 받았다고 말했기 때문에 추측한 것뿐이지. 게다가 한 가지 더. A도 B를 암살하기 위해 모종의 계약을 맺었을 수 있다는 걸세.”

“네?! 그럼 서로 죽이려고 했다는 말인가요?”

윌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 이건 단지 내 추측에 지나지 않네. 아무런 단서가 나오질 않았으니. 아마 조만간 나올지도 모르지.”

“에이, 그럼 그건 실마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의 스미스를 흘깃 째려보며 윌슨은 말을 이었다.

“아니, 나와야만 하네. 그래야 진짜 범인이 유도한 데로 결말이 지어질 테니.”

“네?”

또다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스미스에게 실망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복수를 한 윌슨은 스미스의 표정에 마음속으로 V자를 그렸다.

“미숙한 자네에게 친절히 설명을 해주겠네. 두 명의 사람이 죽었어. 그런데 그 두 사람 다 서로를 살해할 계획서를 가지고 있었어. 사건은 어떻게 끝나겠나?”

“당연히 서로 죽였으니 그걸로 끝 아닙니까… 아!”

갑자기 손을 튀기며 그렇구나 하는 표정을 짓는 스미스.

“이제 알겠나?”

“네. 이제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범인에 대한 단서는….”

이제는 어리석은 조수에게 기대를 하지 않기로 결심했는지 단호히 그의 말을 자르며 윌슨은 자신의 추리를 전개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네. 해적이 시체를 바다에 던져버린 걸세.”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봐서는 B가 A를 죽였는데 B의 실수로 자신이 원액 통에 빠졌다. 이렇게 사건이 끝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자신이 무시당한 것이 퍽이나 서러웠는지 스미스는 진지한 표정으로 태클을 시도했지만 윌슨은 그보다 한 단계 위였다. 다시 한 번 실망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태클을 드리블로 피해냈다.

“그렇네. 실제로 그렇게 끝날 뻔 했지. 비밀 하나 알려줄까? 사실 이 사건은 이미 완료된 사건이야. 하지만 난 진범이 따로 있다는 생각을 했고, 이 사건을 강제로 내가 맡은 걸세.”

“오! 맙소사!!!”

답답한 심정으로 이마를 부여잡고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스미스에겐 신경 쓰지 않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며 계속 입을 움직였다.

“하나의 계약서가 사라지면서 이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들 뻔 했지만 진범은 이것까지 계산했지. B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면 ‘B가 A를 죽이고 그냥 사라졌다’라고 결말이 날 수도 있었던 걸세. 그렇게 되면 경찰은 사라진 B를 찾기 위해 수사를 계속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진범에 대한 단서가 발견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

“그렇다면 그걸 방지하기 위해?”

“그렇네. 바로 이 특수종이가 제 몫을 한 것이지.”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윌슨은 신이나 계속 추리를 진행해나갔다.

“게다가 이 종이는 한 가지 목적을 더 가지고 있지. 원만하게 일이 끝나도 너무 재미가 없으니 실마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네. ‘어디 날 잡아봐라!’라고.”

“도전장이군요!”

자신이 갑자기 그 도전장의 대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흥분하는 스미스를 못 본 채 하며 윌슨은 잠시 물렸던 안내인을 불렀다. 안내인을 따라 목적지로 다시 향하며 윌슨은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 가설에 불과해. A의 계약서가 나와야 더욱 더 완벽해지……’

띠리띠리띠리리리리∼

윌슨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액정을 보았다. 거기엔 소말리아로 파견 간 동료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투박한 폴더식의 휴대폰을 펼쳐 귓가로 가져갔다.

“어, 그래 단서는 찾았는가?”

“소말리야 해역에서 A의 시체를 찾았습니다. 까딱했으면 영영 못 찾을 뻔 했지 뭡니까.”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윌슨은 기대감에 가득 찬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A가 뭔가를 가지고 있지 않던가?”

“품속에서 한 장의 계약서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B를 살해하려는 계획서겠지.”

“어떻게 아셨습니까?”

수화기 너머로 그의 놀라는 모습이 쉽게 상상이 갔다.

“그 정도면 충분하네. 그럼 그 곳을 정리하고 귀환하게.”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윌슨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빙고일세, 스미스.”

“네? 그럼 그 계약서가 나왔단 말씀입니까?”

“그렇다네. 그럼 어디 한 번 도전장에 답해 볼까?”

이렇게 시나리오와 어긋난 길을 가도 그것마저 모두 계산되어 있는 치밀함.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직접 들고 다니는 A, 중요한 것은 자신의 비밀 금고에 보관하는 B 이 두 가지를 교묘하게 이용한 치밀함. 그리고 당당하게 도전장을 보내오는 자신감.

‘간만에 제대로 된 녀석이 걸려들었군. 자, 그럼 도전장에 담긴 실마리를 심문하러 가볼까?’

안내자의 안내에 의해 도착한 곳에는 3명의 사람이 있었다. B와 교대로 옆에 붙어 다니던 3명의 경찰관. 한 사람당 8시간씩 3교대 형식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근 2M 가까이 되는 키의 흑인경찰 C. 약간 왜소한 체구의 백인 경찰 D. 그리고 몸무게가 150KG은 족히 되어 보이는 거대한 덩치의 동양인 경찰 E.

윌슨은 이들을 두루 둘러본 후,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소개했다.

“안녕들 하시오. 난 해럴드 윌슨이라고 하오.”

[스피뉴]

“그리고 당신들 전부를 체포하도록 하겠소.”

[비츠]

-쾅.

“무슨 소리요? 사건은 이미 완료 되었잖소. B가 A를 죽인 직후 실수로 죽은 것으로! 그런데 뜬금없이 찾아와서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오?”

격분한 듯 핏발을 잔뜩 세우며 고함을 지르는 흑인 경찰에게 진정하라는 손짓을 해보이며 윌슨은 뜬금없이 안내원에게 물었다.

“평소 B는 시설 관리를 어떻게 하지요?”

“네?”

느닷없는 질문에 깜짝 놀라는 안내원에게 환하게 웃어보였다. 그리하여 상대를 안심시켜 원하는 대답을 유도해내는 일종의 유도심문이었다.

“B가 평소에 위생 상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 거요.”

윌슨이 경찰 3명만을 향해 체포한다고 말했기 때문인지 안내원은 별 경계 없이 친절히 답해줬다.

“당연히 최상의 청결상태를 유지하셨습니다. 시설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수시로 청소회사에 의뢰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만족스러운 미소를 입가에 그리며 박수를 크게 쳤다. 짝!

그러자 문이 활짝 열리며 밖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스미스도 경찰이 대기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는지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그 사이에서 윌슨은 경찰 3명과 안내원을 행해 손짓을 했다.

“저 4명이오. 모두 연행하시오.”

[스피뉴]

부와 지위에 상관없이 경찰 앞에서는 모두 평등했기에, 그들은 한결 같이 욕설을 내뱉으며 저항했다. 물론 경찰은 자비롭거나 겁쟁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모두를 연행해 간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었다.

한결 조용해진 공간.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청량감을 느끼며 윌슨은 텅 빈 백색의 입방체모양의 방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자신을 보고 멍청한 표정을 짓는 스미스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고. 그는 의자 하나를 끌어다 앉고서 스미스에게도 자리를 권했다. 설명에는 다소 긴 시간이 필요했다.

“아무 말 말게. 내가 죄다 설명할 테니.”

그 한마디로 질문을 쏟아내려는 스미스의 입을 막은 윌슨은 손을 깍지 낀 다음 쫘악 폈다. 그건 긴 이야기를 할 때 반장의 버릇이었기 때문에 스미스는 긴장했다.

“알기 쉽게 정리하자면, A와 B는 죽었고, B는 A를 죽인거지. 그리고 제 삼자는 이 도전장을 보냈고.”

손에 든 서류를 펄럭거리며 윌슨은 잠시 말을 골랐다.

“그러니까…….”

“아직 말 안 끝났으니 입 다물고 있게, 스미스”

불만스러운 표정의 스미스를 뒤로 한 채 윌슨은 계속 입을 열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B를 죽였네.”

거기까지 말하고서 윌슨은 느긋하게 하품을 한 번 했다. 지그시 눈을 감았다 다시 뜨며 윌슨은 눈이 튀어나올 것 같은 스미스를 올려다보았다. 앉으라고 했는데도 말을 안 듣는군.

스미스에게 앉으라고 다시 말하는 대신, 윌슨은 그냥 계속 진실을 폭로하기로 결심했다.

“여태까지 계속 그래 왔던 데로 말이야.”

“그, 그게 무슨 소립니까?”

경악에 차 소리를 지르는 스미스를 보며 윌슨은 눈을 찡그렸다.

“나머지는 뭐고, 여태까지 그래왔다는 건 또 무슨…….”

“거두절미하고 짧게 말해주지.”

윌슨은 고개를 들어 올려 코카콜라 회사의 로고를 바라보았다. 빤히. 그리고 지긋이.

“자네는 코카콜라의 비법이 뭐라고 생각하나?”

난데없이,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는 윌슨에게 스미스는 특유의 멍청한 표정을 지어보일 뿐이었다.

“그, 그건 저야 당연히 모르죠, A와 B만 아니까요.”

“사람일세.”

“네, 네에?!”

윌슨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이 찝찝한 곳에서 벗어나는 게 좋겠다 싶어서. 그리고 앞으로 그렇게 생각할 스미스를 위해.

“왜 사람이 없이 기계로만 가득 차 있었을까.”

끔찍한 표정을 짓는 스미스에게 윌슨은 지극히 건조하고 메마른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해주었다.

“다 던져졌기 때문이야.”

검지 하나를 세워보이며 윌슨은 나지막히 말을 이었다.

“B처럼 말이야.”

스미스에게 진실은 지적호기심을 유발시키는 것이 아닌, 충격으로 인한 흥분상태를 자아내는 존재였다. 덕분에 차 안에서도 스미스는 계속해서 떠들어 대었다. 마치 운전하다 사고라도 낼 것처럼. 그래서 윌슨은 인상을 섰다.

“대체 누가 던졌다는 겁…….”

“B야. 그리고 결국은 자신이 던져졌지.”

신호가 바뀌었고 스미스는 격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앞으로 튀어 나갈 뻔한 자신의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윌슨은 짜증내었다.

“자네도 명색이 경찰이며 운전 좀 제대로 하게.”

“B는 왜 던져진 겁니까?”

굳게 앙다물어진 스미스의 턱을 바라보며, 윌슨은 더욱 자세히 설명해야할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차에서 살아나가기 위해서 말이다.

“언제나처럼 자신의 경호원인 C, D, E에게 시켰겠지. 이것에 그들은 열받아서 B를 던진 것이고.”

“왜 열 받았을까요?”

“B는 자신에게 날아온 협박장에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쫓아내려고 했으니까. 그 둘 중 하나를 대신 던짐으로서.”

올라가는 속도계에 불안감을 느끼며 윌슨은 차분히 말을 이었다.

“그냥 B를 던진 거지. 언제나처럼 말이야.”

“안내원은요?”

윌슨은 입맛을 다셨다. 입안이 말라가고 있었기에.

“협박장이 없었으면, 그냥 A와 B만 죽고 끝났겠지. 살해와 사고사로.”

윌슨은 다시 서류를 들었다. 스미스의 시선이 쓸리는 것을 느끼고 주의를 주었다. 앞만 보고 운전하라고.

“안내원은 신고한 거지.”

“그건 뭔 소립니까?”

“청결 상태까지 자세히 아는 안내원이 사람이 던져지는 걸 모를 리가 없네.”

스미스는 열이 받았다. 자신의 앞에 위험하게 끼어드는 차도, 도저히 뜻 모를 소리를 중얼거리는 윌슨 반장에게도 말이다. 그래서 다소 거칠게 경적을 울리며 질문했다.

“그래서요?”

“그래서 말이지, 안내원은 협박장을 날린 걸세. A와 B에게.”

“이런 비인간적인 제조를 막기 위해서 말인가요?”

“그리고 알리기 위해서 말일세.”

스미스는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머리가 터질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잠시만요. 그럼 어떻게 특수종이를 준비한 거죠? 던져질 것을 미리 알 수가 없잖아요!”

윌슨은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스미스를 걱정하며.

“그래서 B의 협박장이 녹았지. 그건 안내원에게 있어서도 의외의 사태였을 거야.”

얼굴에 물음표를 그려 넣은 채 자신을 바라보는 스미스를 안쓰럽게 바라봐준 후에 윌슨은 마침표를 찍었다.

“그래서 다시 넣은 거야. 특수종이로 만든 후에.”

신호는 녹색에 길은 탁 트였다. 나아갈 일만 남았기에 스미스는 엑셀을 밟았다. 질문하나를 던지고서.

“그럼 안내원은 왜 연행한거죠?”

“공갈죄일세.”

단순하고 명쾌한 답이었다. 그래서 스미스는 만족했다. 앞으로 마실 코카콜라가 사라지겠지만 말이다.

by SeedbitS | 2009/02/15 14:02 | 릴레이 소설[미퇴고]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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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55 at 2009/03/26 19:39
5555
Commented by 나르닌 at 2009/09/04 08:23
하핫, 공갈죄라 이펙트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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